축구 게임의 역사: FIFA vs PES

축구 게임의 역사: FIFA vs PES



곧 출시되는 FIFA 20 게임에 유벤투스가 없을 거라는 소식이 전해졌었다. 하지만 부폰, 키엘리니, 호날두 같은 선수들은 게임상에 있을 것이다. 단지, 팀이 없을 뿐인데, 유벤투스 로고, 유벤투스 유니폼, 그리고 유벤투스 경기장은 만나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FIFA를 만든 장본인, 대형 게임 회사 EA 스포츠에겐 치명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은 프로 에볼루션 사커(PES)를 개발한 코나미가 만들어 냈다.

이 같은 뉴스는 비디오 축구 게임의 두 거장 - FIFA와 PES간의 라이벌 관계를 대중들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두 회사 - EA와 코나미의 관계가 절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이다. 축구 게임 커뮤니티에는 FIFA와 PES간의 라이벌 구도가 아예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FIFA가 PES에 비해 수만장은 더 팔렸다는 사실이 그들이 제시하는 증거다. 하지만, FIFA가 분명 독보적인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EA는 프로 축구 게임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는 않다. EA는 PES의 영향력을 인정하기도 하고, 이러한 상황은 두회사가 지금까지 어떠한 방식으로 함께 성장해왔는지도 알려준다.

FIFA를 출시한 EA 스포츠는 80년대 말쯤 축구 게임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국제축구연맹 FIFA는 EA 스포츠에게 5년이라는 기간동안 라이센스 판권을 부여했고, 결국 이는 1993년 첫 출시된 FIFA 인터내셔널 축구 비디오 게임을 탄생시켰다. 게임의 성공은 또 한번의 5년 계약 연장을 현실로 이루어 냈고, 이러한 파트너쉽은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코나미는 하이퍼 사커라는 게임을 출시하는데, 직후 이 회사는 퍼펙트일레븐(유럽)과 위닝일레븐 (일본)으로 나뉘게 됐다. 90년대 후반에는 퍼펙트일레븐 (ISS)가 더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닝일레븐이 많이 뒤쳐진 것은 아니다. ISS 시리즈가 인기를 점점 잃어가던 무렵 위닝일레븐은 코나미의 유럽 판권을 가져오게 되었고, 그 결과, Pro Evolution Soccer (PES)라는 게임이 탄생하게 되었다.

EA와 코나미 축구 게임 대결은 주로 고양이와 쥐의 싸움과 같았다. 코나미는 ISS 시리즈를 통해서 처음으로 게임 아바타를 선보였다: 선수들은 얼굴이 있었고, 등번호도 부여 받았고, 실제 축구 경기와 흡사한 점들이 많았다. FIFA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3D 선수 모델들과 더 현실적인 선수의 움직임들을 구현해냈다. 그리고 PES는 게이머들을 위해 보다 높은 디스플레이 해상도와 게임플레이를 자랑했다. 이렇다고 해서 지금의 상황이 예전과 같았다고 할 수는 없다. 코나미의 첫 Pro Evolution Soccer 게임은 2000년대에는 FIFA보다 더 많은 팬 층을 보유하기도 했었다.

PES의 이러한 행보는 7세대의 게임기가 탄생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하향세를 탔다. 동시에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플레이스테이션 3와 엑스박스 360을 출시하며 게임 콘솔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새로운 콘솔들은 경쟁 구도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고, FIFA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Ultimate Team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선보였다. 게이머들은 이때부터 자신들이 원하는 선수들로 골라서 입맛에 맞는 팀을 꾸릴 수 있게 되었다. 팀은 다양한 방법으로 꾸릴 수 있게 되었는데 - 오랫동안 게임을 해 선수 팩을 얻거나, 실제 돈을 사용하여 빠르게 팀을 구성하거나, 내기를 통해 손에 땀을 쥐게 하며 팀을 꾸릴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FIFA의 이렇게 재밌으면서도 새로운 요소는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 시점으로부터 FIFA는 축구 게임의 최강자가 되었고, 현재까지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PES가 그리 쉽게 물러선 것은 아니다. 코나미의 수비적인 플레이 요소들은 곧 박진감 넘치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코나미는 PES 2017을 시작으로 바르셀로나, 리버풀, 등등의 클럽들과 프리미엄 파트너쉽을 채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콜라보레이션은 PES가 레알 마드리드, FC 포르투와 같은 빅 클럽들의 라이센스를 가져오는 데에 걸림돌이 되었다. 또한, 그들의 프리미엄 파트너쉽은 항상 성공적일수는 없었다. 2018년에는 도르트문트가 코나미와 계약을 파기한 사례도 존재한다.

이 유명한 두 회사의 진화방식의 종착역이 지금 현재의 PES와 FIFA라는 게임이다. PES는 현재 유벤투스의 모든 라이센스 판권을 취득했고, 이는 축구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여러가지 이유로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유는 FIFA가 유벤투스의 라이센스를 빼앗겼을 뿐 아니라, 마케팅 핵심자원으로 여겨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호날두의 부재는 호날두가 모델로 활동했던 이전 FIFA 시리즈의 가치를 떨어트린다. 라이센스 사업에 있어 큰 실패를 맛보지 못했던 EA에게는 달갑지 않을 소식이다. 유벤투스의 팬들은 앞으로 자신들의 팀을 Piemonte Calcio라는 명칭 외에는 한 게임에서 밖에 만나볼 수 없을 것이다. 이름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그렇다면 FIFA의 전원을 끄고 PES를 구매하길 추천한다. 물론 호날두가 보고싶다면 말이다.

FIFA와 PES의 관계는 맨유 리버풀만큼 강력한 라이벌 구도를 연상시켜 준다. 축구 게임이라는 장르에선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름들이지만 왕좌의게임 팬들은 알다시피, 왕관은 단 하나뿐이다. EA는 남들이 가지고 싶어할 만한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 자본, 라이센스, 인지도 등등 말이다. EA 스포츠는 이러한 요소들을 활용해 PES의 출시 기간과 상관없이 항상 스포츠게임에 있어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코나미는 물론 이러한 요소들은 가지지 못하지만, 특유의 방식을 통해 매력적인 대체자로 거듭나고 있다. 이들은 지난 몇년간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게임을 보여주지 않은 EA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대신하고 싶어 할 수도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들 덕분에 이들의 라이벌 관계는 지속되고 있다.

By Seho Park of Goal Studio